성추행합의금을 두고 대화가 이어지지 않을 때, 재판 중인 피고인 쪽에서는 형사공탁을 이야기하기 시작합니다. 돈이 피해자를 위해 맡겨진다는 점에서 합의와 비슷해 보이지만, 공탁은 피해자의 동의 없이 한쪽이 진행하는 절차입니다. 이 차이를 알아야 피해자는 통지를 받았을 때 당황하지 않고, 피고인 쪽은 공탁에 무엇을 기대할 수 있고 없는지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조문이 정한 형사공탁의 모습
공탁법 제5조의2는 형사공탁을 이렇게 정합니다.
- 형사사건의 피고인이 법령 등에 따라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을 때, 그 피해자를 위해 하는 변제공탁입니다. 공탁은 해당 사건이 계속 중인 법원 소재지의 공탁소에 합니다.
- 공탁서에는 받을 사람의 인적사항 대신 재판 중인 법원, 사건번호, 사건명, 그리고 조서·진술서·공소장 등에 적힌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명칭을 적을 수 있습니다.
- 피해자에 대한 공탁 통지는 공탁관이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공고하는 방법으로 갈음할 수 있습니다.
- 피해자가 공탁금을 받으려면 법원이나 공소청이 발급한 증명서로 본인임을 확인받습니다.
공탁서의 '공탁원인사실'은 피해가 언제 생겼는지와 갚으려는 채무가 어떤 성질인지를 특정하는 방식으로 적을 수 있습니다. 피해자의 이름이나 주소를 몰라도 어느 사건의 어느 피해에 대한 공탁인지는 드러나도록 한 장치입니다.
조문이 '피고인'과 '계속 중인 법원'을 말하고 있으므로, 이 특례는 기소되어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쓰는 제도입니다. 경찰 수사나 기소 여부 판단 단계에서는 이 조문에 따른 형사공탁을 할 수 없습니다.
다섯 가지로 견준 합의와 공탁
| 비교 항목 | 합의 | 형사공탁 |
|---|---|---|
| 결정하는 사람 | 피해자와 상대방이 함께 | 피고인 한쪽 |
| 피해자의 동의 | 있어야 성립 | 필요하지 않음 |
| 할 수 있는 때 | 사건 어느 단계에서나 | 기소 뒤 재판 중 |
| 처벌에 관한 의사 | 피해자가 원하면 담을 수 있음 | 담기지 않음 |
| 피해자의 선택 | 서명할지 정함 | 받을지, 거절할지 정함 |
가장 큰 차이는 공탁에는 피해자의 목소리가 들어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공탁은 돈을 맡겼다는 사실을 보여 줄 뿐, 피해자가 그 돈으로 분쟁을 끝내기로 했다는 뜻을 담지 않습니다.
공탁금은 마음대로 되찾아 갈 수 없습니다
2024년 신설된 공탁법 제9조의2는 형사사건 피해자를 위한 변제공탁의 회수를 제한합니다. 일반 변제공탁이라면 받을 사람이 공탁을 승인하기 전에 공탁자가 되찾아 갈 수 있지만, 형사사건 피해자를 위한 공탁은 그 이유나 공탁 원인이 사라졌다는 이유로 회수하지 못합니다. 이 조문이 회수를 허용하는 경우로 따로 정한 것은 두 가지입니다.
- 피해자가 회수에 동의하거나, 공탁금을 받지 않겠다는 뜻을 공탁소에 통고한 경우
- 그 형사사건에서 무죄판결이 확정되거나 불기소 결정이 있는 경우(기소유예는 제외)
피고인 쪽에서 보면 공탁은 판결 직전에 잠시 맡겨 두는 돈이 아니라는 뜻이고, 피해자 쪽에서 보면 받을지 거절할지를 스스로 정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법원은 판결 전에 피해자의 의견을 듣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94조의6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권리 회복에 필요한 금전을 공탁하면, 법원이 판결을 선고하기 전에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정합니다(의견을 듣기 곤란한 특별한 사정은 예외). 공탁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합의와 같은 사정으로 보지 않고, 피해자가 그 공탁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함께 듣는 구조입니다.
피고인 쪽에서 보면, 판결 직전에 공탁하더라도 법원이 피해자의 의견을 들을 시간이 필요하고, 피해자가 수령을 거절하겠다는 뜻을 밝힐 수도 있습니다. 공탁은 합의가 어려울 때 피해 회복의 뜻을 보이는 방법이 될 수 있지만, 피해자의 의견을 대신하지는 못한다는 점을 전제로 검토해야 합니다.
공탁 사실을 알게 된 피해자가 정할 것
공탁금을 받을지, 받지 않을지는 피해자가 정합니다. 형사공탁은 손해배상 채무를 갚기 위한 변제공탁이므로, 받으면 그만큼 손해를 배상받은 것으로 다뤄질 수 있습니다. 받기 전에 그 돈이 어떤 손해에 해당하는지, 남는 청구가 무엇인지 확인해 두면 좋습니다. 남는 청구에 관해서는 합의 뒤 민사 청구를 다룬 문서가 도움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공탁금을 받으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이 되나요?
A. 공탁금 수령을 처벌불원으로 본다는 규정은 없습니다. 다만 받는 것과 처벌에 관한 의견은 따로 다뤄지는 만큼, 법원이 의견을 물을 때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밝혀 두는 것이 좋습니다.
Q. 피고인이 공탁을 했으니 성추행합의금 협의는 끝난 건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공탁은 한쪽의 조치일 뿐이어서, 피해자가 원하면 합의 논의는 별도로 이어질 수 있고 원하지 않으면 하지 않아도 됩니다.
정리
형사공탁은 성추행합의금을 대신하는 합의가 아니라, 연락이 닿지 않을 때 쓰는 일방적인 절차입니다. 조문 원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의 공탁법에서 확인할 수 있고, 다른 질문은 성추행합의금 안내 첫 화면에서 이어집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공탁법 제5조의2·제9조의2(2024-10-16 신설), 형사소송법 제294조의6, 민법 제487조·제489조, 공소청법(2026-10-02 시행) — 국가법령정보센터 현행 본문 2026-10-2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