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합의금 제안을 받은 피해자는 대개 두 마음 사이에서 흔들립니다.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과, 이렇게 끝내도 되는지 모르겠다는 마음입니다. 직장이나 모임처럼 상대와 생활 반경이 겹치면 "좋게 끝내라"는 주변의 말까지 더해집니다. 그러나 합의할지, 언제 할지, 어떤 조건으로 할지를 정하는 사람은 피해자 본인입니다. 이 글은 제안을 받은 뒤 피해자가 서두르지 않고 판단하도록 단계마다 확인할 것을 법 조문과 함께 정리합니다. 수락과 거절 가운데 어느 쪽도 정답으로 두지 않습니다.
첫 단계: 직접 상대하지 않을 창구 정하기
성폭력처벌법 제27조에 따라 성폭력범죄 피해자는 본인을 대리할 변호사를 직접 둘 수 있으며, 따로 두지 못했다면 검사가 피해자 국선변호사를 고르는 제도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 변호사는 수사기관의 피해자 조사에 참여해 의견을 말할 수 있습니다. 합의 제안이 오기 시작하면 이 대리인을 창구로 정해 두는 것이 첫 단계입니다.
상대 측 변호인이 대리인에게 연락하는 경우도 있지만, 공통 지인을 거쳐 말을 전하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대리인을 통해 "앞으로 연락은 대리인에게만 해 달라"고 알리면 됩니다. 공통 지인을 거친 연락이 어떤 부담이 되는지는 연락처를 모를 때의 경로를 다룬 문서에서도 다뤘습니다.
둘째 단계: 답하기 전에 원하는 것부터 적기
제안서를 받으면 바로 답하지 말고, 대리인과 상의하며 내가 원하는 것과 원하지 않는 것을 먼저 적어 봅니다. 흔히 적게 되는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원하는 것: 사과, 앞으로 마주치지 않도록 하는 약속, 상담·치료 비용과 일하지 못한 기간의 손해 회복
- 원하지 않는 것: 처벌에 관한 의견을 지금 당장 정하라는 압박, 사건이 주변에 더 알려지는 것
- 아직 모르는 것: 상담이나 치료가 언제까지 필요할지
이 목록을 옆에 두고 제안서를 다시 읽으면 빠진 것이 보입니다. 금액과 처벌불원서 제출만 적혀 있고 접촉 금지 같은 약속이 없을 수 있고, 치료가 끝나지 않았는데 앞으로의 비용까지 한꺼번에 정리하는 문구가 들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셋째 단계: 수락과 거절 두 갈래를 모두 그려 보기
결론을 내리기 전에 두 갈래를 모두 그려 봅니다.
받아들이는 쪽을 택한다면. 합의서에서 정리되는 청구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할지, 앞으로의 치료비는 따로 남겨 둘지, 처벌에 관한 문구를 넣을지 뺄지, 넣는다면 지급이 끝난 뒤에 낼지를 정합니다. 성추행합의금을 나눠 받는다면 약속대로 지급되지 않을 때 어떻게 할지도 함께 적습니다.
받아들이지 않는 쪽을 택한다면. 합의가 없어도 검사는 기소 여부를 정하는 데 필요하면 사건관계인의 의견을 듣거나 의견서를 받을 수 있으므로(형사소송법 제245조의13), 피해자는 대리인을 통해 의견을 낼 수 있습니다. 재판이 열리면 피해자는 증인으로 신문해 달라고 신청해 의견을 진술할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294조의2). 손해배상은 형사재판에서 배상명령을 신청하거나(소송촉진법 제25조) 민사소송으로 구할 수 있습니다. 상대가 형사공탁을 하더라도(공탁법 제9조의2) 그 공탁금을 받을지는 피해자가 정합니다.
두 갈래 모두 피해자에게 열려 있는 길이고, 대리인도 어느 쪽이 옳다고 대신 정해 주지 않습니다. 다만 각 갈래에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는 분명해집니다. 거절과 보류가 어떤 뜻인지는 피해자의 거절할 권리를 다룬 문서에 더 자세히 있습니다.
넷째 단계: 시간을 판단의 재료로 쓰기
치료나 상담이 진행 중이라면 일정 기간 뒤 다시 판단하겠다는 뜻을 대리인을 통해 전할 수 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상담 기록과 영수증을 모으고, 일상에서 달라진 점을 날짜별로 적어 둡니다. 기다림은 피해자가 손해를 보는 시간이 아니라 판단에 필요한 자료가 쌓이는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기다리는 사이 상대 측에서 원하지 않는 연락이 이어진다면 그 기록을 수사기관에 알리고, 보복이 걱정되는 상황이라면 신변안전조치를 요청하는 것부터 검토합니다(성폭력처벌법 제23조). 성추행합의금 앞에서 피해자가 지나는 단계는 결국 창구를 정하고, 원하는 것을 적고, 두 갈래를 그려 본 뒤, 필요한 만큼 시간을 쓰는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대리인이 합의하라고 권하면 따라야 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합의할지와 조건을 정하는 사람은 피해자 본인이고, 대리인은 각 선택에서 확인할 것과 문구의 뜻을 설명하는 역할을 합니다.
Q. 모임이나 직장 안에서 사건이 알려지는 것이 걱정되면 어떻게 하나요?
A. 성폭력처벌법 제24조는 누구든지 피해자의 동의 없이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인적사항을 인쇄물이나 정보통신망으로 공개하지 못하게 정합니다. 걱정되는 일이 생기면 기록을 남기고 피해자 변호사와 대응을 상의하세요. 내 상황에 맞춰 다시 짚어 보려면 성추행합의금 안내 첫 화면의 질문 목록을 따라가 보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성폭력처벌법 제23조·제24조·제27조, 형사소송법 제245조의13·제294조의2, 소송촉진법 제25조, 공탁법 제9조의2 — 국가법령정보센터 현행 본문 2026-10-2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