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합의금이 오가는 과정에서는 비슷해 보이는 서류가 여러 장 생깁니다. 합의서, 처벌불원서, 탄원서, 공탁서, 그리고 돈을 주고받은 영수증이나 이체 기록입니다. 이름이 다르면 하는 일도 다릅니다. 한 장이 다른 장의 역할까지 해 준다고 믿으면, 피해자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정리해 버리고 피의자 측은 생각보다 적은 것을 증명하게 됩니다. 이 글은 다섯 가지 서류를 '무엇을 증명하는가'와 '무엇은 증명하지 못하는가'로 나눠 읽는 법을 정리합니다.
한눈에 보는 표
| 서류 | 누가 만드나 | 증명하는 것 | 증명하지 못하는 것 |
|---|---|---|---|
| 합의서 | 양 당사자 | 어떤 분쟁을 어떤 조건으로 정리하기로 약속했는지 | 돈이 실제로 지급되었는지 |
| 처벌불원서 | 피해자 | 처벌에 관한 피해자의 의견 | 손해배상이 끝났는지, 사건이 종결되는지 |
| 탄원서 | 피해자 또는 제3자 | 쓴 사람의 의견과 요청 | 피해 회복이 이루어졌는지 |
| 공탁서 | 피고인 측 | 공탁소에 돈을 맡겼다는 사실 | 피해자가 동의했거나 받았는지 |
| 영수증·이체 기록 | 지급한 쪽·금융기관 | 언제 얼마가 누구에게 갔는지 | 그 돈이 무엇을 정리하는 돈인지 |
합의서: 약속의 범위를 보여 주는 서류
합의서는 당사자들이 무엇을 약속했는지를 보여 줍니다. 민법 제731조와 제732조에 따르면 화해는 서로 물러서서 다툼을 끝내기로 한 약정이고, 이것이 성립하면 각자 물러선 만큼의 권리는 소멸합니다. 그래서 합의서에서 가장 먼저 읽을 곳은 금액보다 '어떤 청구를 정리하는가'라는 범위 문장입니다.
합의서가 증명하지 못하는 것은 이행입니다. 서명한 날 돈이 오가지 않았다면 합의서는 지급을 약속했다는 사실만 보여 줍니다. 분할 지급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지급 사실은 따로 영수증이나 이체 기록으로 보여 줘야 합니다.
처벌불원서와 탄원서: 의견을 담는 서류
처벌불원서는 피해자가 처벌에 관해 어떤 의견을 갖는지를 보여 줍니다. 성추행 사건은 처벌불원으로 공소기각이 되는 범죄가 아니므로, 이 서류는 공소청 검사의 기소 여부 판단이나 법원의 양형에서 살펴지는 사정이 됩니다. 손해배상이 다 끝났다는 증거도 아니고, 사건이 끝났다는 증거도 아닙니다. 효력에 관한 자세한 설명은 처벌불원서를 다룬 문서에 있습니다.
탄원서는 더 넓은 서류입니다. 가족, 동료, 지인처럼 사건 당사자가 아닌 사람도 쓸 수 있고, 내용도 선처를 바라는 것일 수도, 엄한 처벌을 바라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탄원서가 보여 주는 것은 쓴 사람의 의견까지입니다. 피해 회복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탄원서가 아니라 합의서와 지급 기록이 보여 줍니다.
공탁서와 영수증: 돈의 움직임을 보여 주는 서류
공탁서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위해 공탁소에 돈을 맡겼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형사공탁은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모를 때 재판 중인 피고인이 할 수 있고, 공탁서에는 피해자 이름 대신 사건번호와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명칭이 적힐 수 있습니다(공탁법 제5조의2). 공탁서는 피해자가 동의했다는 것도, 공탁금을 받았다는 것도 보여 주지 않습니다. 법원이 판결 전에 피해자의 의견을 듣도록 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형사소송법 제294조의6).
영수증과 이체 기록은 언제, 얼마가, 누구에게 갔는지를 가장 분명하게 보여 줍니다. 하지만 그 돈이 무엇을 정리하는 돈인지는 말해 주지 않습니다. 이체 메모 한 줄만으로는 치료비인지, 위자료까지 포함한 것인지 알 수 없으므로, 영수증은 늘 합의서와 짝을 이뤄야 의미가 분명해집니다.
서류끼리 맞춰 읽는 법
서류를 한자리에 모았다면 날짜와 당사자, 사건 표시가 서로 맞는지 대조합니다.
- 합의서의 지급 조건과 영수증의 날짜·명의가 일치하는가
- 처벌불원서가 지급 전에 작성되었는지, 지급이 끝난 뒤인지
- 합의서와 공탁서가 같은 사건번호, 같은 피해를 가리키는가
- 탄원서 내용이 수사 기록의 사실관계와 어긋나지 않는가
한 장씩 보면 문제가 없어 보여도, 맞대어 보면 빈칸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합의서에는 분할 지급이 적혀 있는데 영수증은 첫 회차뿐이라면, 남은 이행을 어떻게 확인할지 따로 정해야 합니다. 성추행합의금의 지급이 끝나지 않았다면 남은 청구와의 관계를 합의 뒤 민사 청구를 다룬 문서에서 함께 확인해 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합의서와 처벌불원서를 한 장으로 만들어도 되나요?
A. 한 장에 담을 수는 있지만, 민사상 청구를 정리하는 문장과 처벌에 관한 의견을 밝히는 문장은 성격이 다르므로 문단을 나눠 두는 편이 읽는 사람에게도, 서명하는 사람에게도 분명합니다.
Q. 피해자도 공탁서를 받아 볼 수 있나요?
A. 공탁서는 공탁한 쪽이 갖는 서류이고, 피해자 쪽에는 공탁 사실이 공고 등의 방법으로 알려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수령할 때는 사건번호와 공탁번호 등이 적힌 증명서를 법원이나 공소청에서 받아 동일인 확인을 거칩니다.
정리
다섯 가지 서류는 각자 한 가지씩만 제대로 증명합니다. 약속은 합의서가, 의견은 처벌불원서와 탄원서가, 돈의 움직임은 공탁서와 영수증이 보여 줍니다. 성추행합의금 서류를 받았다면 표의 오른쪽 칸, 곧 그 서류가 증명하지 못하는 것부터 확인하세요. 질문별 안내는 성추행합의금 첫 화면에 모아 두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민법 제731조·제732조, 공탁법 제5조의2, 형사소송법 제294조의6·제327조, 형법 제306조(2012-12-18 삭제) — 국가법령정보센터 현행 본문 2026-10-20 확인